[도서]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크 1996.07.01
[연극]이갈리아의 딸들 | 두산아트센터
이갈리아의 딸들이 연극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연극이 너무 기대되고 궁금해졌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소재로 한 연극에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 정말 궁금했다. 내가 이 소식을 알았을 때는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지 모르고, 대전에서만 진행하는줄 알고, 나는 대전에 가서 연극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2시간 넘는 시간동안 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하는 줄 알았다면 여러번 봤을 텐데 대전공연까지 끝난 지금에 와서 너무 아쉽다.
연극은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15분의 인터미션이 있었다. 3시에 시작햇고 5시 40분정도 끝났다. 운이 좋게도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고 30~40분정도의 질문과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해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오밀조밀 모여앉아 호흡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각 장면에 대한 해석이나 연출에 대한 질문들도 많았고, 책과 비교한 질문들도 있었으며 배우분들의 느낀점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연출 분과 의류 분장 배우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모두 느껴지는 연극이였다. 작은 소품이나 장면 하나 하나 섬세하게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다.
남자가 여성성을 연기하고, 여자가 남성성을 연기하는 것이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안타까운 사회에 살고 있는지.
사회가 만든 여성성과 남성성. 이 부질 없는 곳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고 있는지 느껴진다.
이갈리아에서는 아이를 낳는다는것 임신을 할 수 있다는것이 권력이 되는 사회이다.
남성이 여성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회이다.
모계사회에서 남성은 아이를 기르는 일을 하고 사회활동은 단절되고 권력과도 멀어져있다.
남자는 잠수부가 될 수 없었고, 남자는 사회생활은 커녕 학교나 가정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낼 수 없었다.
현실에서는 성폭행의 가해자인 남성이 성폭행 피해 남성이 되어있는 세상을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오묘했다. 마냥 연극속의 남성을 불쌍하다고 현재의 여성과 같다고 치부하기 쉽지 않았다. 또한 이갈리아를 2시간가랑 보고 있노라니 내가 진짜 권력이라도 가진것 마냥 속에서 무언가가 우쭐거리게 되었고 얼마나 쉽게 강간하고 추행할 수 있는지 느껴졌다. 그 순간 내가 느꼇던 가소로움이 현재 여성들에게 느끼는 남성들의 기분이라고 생각하니 참 답답하고 막막했다. 여성이 권력을 잡은 세상이라고 마냥 웃어 넘길 수도 울어버릴 수도 없었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사회와 문화, 제도에서 더 강력하게 생겨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여운이 많이 남는 연극이였다. 책으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보여지니깐 더 강력하고 와 닿았던 것 같다.
이갈리아들의 딸들은 당찼고, 강력했고, 당당했다. 물론 그녀들이 완벽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녀들은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이용해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부당한 처우를 받게 했다. 우아한 이갈리아는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그만둘 때가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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